디지털 자산 적정가치 분석하는 법

중급8분 소요2025-12-11

주식 시장에는 PER(주가수익비율)이나 PBR(주가순자산비율) 같은 명확한 가치 평가 지표가 존재합니다. 기업의 실적과 자산을 바탕으로 현재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 시장에는 이런 경제적인 기본 가치를 판별할 수 있는 요소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실적이나 순익을 내는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모든 디지털 자산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디지털 자산의 '적정 가격'을 산출해야 할까요? 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부의 활동량을 분석하는 '온체인(On-chain) 데이터 분석'과 유사한 프로젝트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매력도를 측정하는 '상대 가치 평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두 가지 방식에 대해 간단히 알아봅니다. 

본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의 재무제표, 온체인 데이터(On-chain Data) 


주식에 재무제표가 있다면, 디지털 자산에는 '온체인 데이터'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 기록을 분석하여 해당 네트워크가 실제로 얼마나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의 성향은 어떠한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는 NVT 비율(Network Value to Transaction Ratio)이 있습니다.


NVT 비율은 '시가총액'을 '일일 거래량(이체 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의 PER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만약 어떤 코인의 시가총액은 높은데 실제 블록체인상에서 오고 가는 거래 금액이 적다면(NVT가 높다면), 이는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가격은 낮지만, 네트워크 내부에서 활발한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면(NVT가 낮다면), 저평가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즉, NVT는 "해당 디지털 자산이 가진 덩치(시가총액)만큼 실제로 일(거래)을 하고 있는가?"를 묻는 지표입니다.


또 하나의 강력한 지표는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입니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과 '실현 시가총액(그 디지털 자산이 마지막으로 이동했을 때의 가격 합계)'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현재 시장 가격과 투자자들이 해당 디지털 자산을 매수했을 때의 평균 단가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MVRV 수치가 높다는 것은 대다수 투자자가 수익 구간에 있어 언제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음을 의미(고평가)하며, 수치가 낮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어 매도 압력이 낮고 바닥권일 가능성이 높음(저평가)을 시사합니다.


이미 나온 시장 평가를 기준으로 새 디지털 자산 가격을 평가한다면?


온체인 데이터가 네트워크 자체의 건전성을 본다면, 상대 가치 평가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다른 디지털 자산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낮은가?"를 따지는 과정입니다. 이때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FDV(Fully Diluted Valuation, 희석 시가총액)입니다. 업비트에서 보이는 시가총액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물량만을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만 많은 프로젝트가 아직 락업(Lock-up)되어 있거나 채굴되지 않은 막대한 양의 토큰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현재 시가총액은 1000억 원으로 싸 보이지만, 앞으로 풀릴 물량이 90%나 남아있어 FDV가 1조 원에 달한다면, 이 코인은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압력을 강하게 받습니다. 따라서 적정 가치를 판단할 때는 반드시 현재 시가총액뿐만 아니라, 총발행량을 기준으로 한 FDV를 확인하고, 비슷한 순위권의 경쟁 프로젝트들과 비교해야 합니다. "이더리움 킬러"를 표방하는 신생 코인의 FDV가 이미 이더리움의 절반 수준이라면, 과연 합리적인 가격일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디파이(DeFi) 프로젝트라면 P/S 비율(Price to Sales Ratio)도 유용합니다. 이는 프로젝트의 시가총액을 그 프로젝트가 벌어들인 연간 수수료 수익(매출)으로 나눈 값입니다. 유니스왑이나 에이브 같은 프로토콜은 명확한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므로, 이 수익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여, 수익 창출 능력 대비 저평가된 프로젝트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수익은 적은데 시총만 비대하다면, 이는 단순한 기대감에 의한 상승일 확률이 높습니다.


디지털 자산 가치 평가, 투자 리스크 줄인다


사실 데이터가 많은 주식 시장에서도 특정 주식의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디지털 자산의 경우에도 어려운 일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가치만 가늠할 수 있어도 많은 투자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NVT나 MVRV 같은 온체인 지표를 통해 디지털 자산의 현재 가격이 과열권인지 바닥권에 있는지를 가늠하고, FDV와 P/S 비율을 통해 경쟁자 대비 가격 매력도를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요?



*본 콘텐츠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디지털자산 관련 동향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투자 권유나 특정 디지털 자산의 매수·매도를 추천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판단의 근거로 사용될 수 없으며, 이 자료를 이용한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