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알고리즘 비교 (PoW vs PoS vs DPoS)

중급7분 소요2025-12-11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지표들이 다양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디지털 자산의 시가총액이나 거래량만을 보고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으나,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디파이 시장에서는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규모와 건전성을 파악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그중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중요한 지표가 바로 TVL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업비트와 같은 거래소에서 디지털 자산을 매매하지만, 해당 디지털 자산이 속한 블록체인 생태계가 실제로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TVL은 복잡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활성도를 직관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좋은 척도의 역할을 합니다. 

본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은 중앙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장부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블록을 생성하는 규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규칙을 바로 '합의 알고리즘(Consensus Algorithm)'이라고 부릅니다. 업비트와 같은 거래소에서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같은 디지털 자산을 매수할 때, 투자자들은 단순히 금덩이 같은 자산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디지털 자산들의 가치는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 방식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기가 어떤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디지털 자산을 사는 것인지 매수 전,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합의 알고리즘은 해당 코인의 보안성, 전송 속도, 그리고 탈중앙화 수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디지털 금광 채굴'과 '주주 총회', PoW와 PoS의 대결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블록체인의 시조인 비트코인이 채택한 작업 증명(Proof of Work, PoW) 방식입니다. 이는 말 그대로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이용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가장 먼저 푼 사람에게 블록 생성 권한과 보상을 주는 방식입니다. 마치 금광에서 곡괭이질을 하여 금을 캐는 것과 비슷해 '채굴(Mining)'이라고 불립니다. PoW는 강력한 보안성을 자랑하며, 누구나 채굴에 참여할 수 있어 탈중앙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전력 소모가 극심하고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실시간 결제보다는 '디지털 금'과 같은 자산 가치 저장 수단에 적합합니다.


지분 증명(Proof of Stake, PoS) 방식은 이런 PoW의 에너지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이 방식은 해당 디지털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예치한) 사람에게 블록 생성 권한을 확률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지분이 많은 주주가 더 큰 의결권을 가지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원래는 PoW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생성했지만,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통해 PoS로 전환했습니다. PoS는 PoW에 비해 시스템적인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고가의 채굴 장비가 필요 없어 친환경적이며, 블록 생성 속도가 비교적 빠릅니다.


하지만 PoS에도 비판점은 존재합니다. 지분이 많으면 그만큼 네트워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본력이 많은 소수의 고래 투자자가 네트워크를 장악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다수의 신생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확장성과 효율성을 위해 PoS 기반의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스테이킹(Staking)하여 일종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PoS 방식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속도를 위한 선택, '간접 민주주의' DPoS


위임 지분 증명(Delegated Proof of Stake, DPoS)은 PoS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형태입니다. PoS가 모든 지분 보유자에게 참여 기회를 준다면, DPoS는 선출된 소수의 대표자(Delegate)들에게만 블록 생성과 검증 권한을 위임합니다. 이는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아 정치를 맡기는 '간접 민주주의' 시스템과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아울러 블록체인 속도와 효율성이 더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DPoS의 가장 큰 장점은 압도적인 '속도(TPS)'입니다. 합의 과정에 참여하는 노드의 수가 소수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검증 절차가 매우 간소하고 빠릅니다. 트론(TRON) 같은 플랫폼 코인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여 대량의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합니다. 따라서 빠른 반응 속도가 필요한 디앱(DApp)이나 게임 관련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DPoS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DPoS는 '탈중앙화'의 가치를 일부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선출된 소수의 대표자끼리 담합할 경우 네트워크를 마음대로 조종할 위험이 존재하며, 이는 블록체인의 핵심 이념인 '무신뢰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투표 과정에서 정치적인 로비나 매표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따라서 DPoS 코인에 투자할 때는 선출된 대표 노드들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합의 알고리즘 이외에도 각각의 장점을 혼합한 여러가지 합의 알고리즘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7위 암호화폐인 솔라나(SOL)의 경우에는 PoS 방식에 시간 증명(Proof of History, PoH) 방식을 혼합해서 사용합니다. PoH란 블록체인 안에 암호학적인 타임 스탬프를 넣어서, 어떤 거래가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를 미리 정렬하는 장치입니다. 이 방식을 추가하면 블록 합의 전에 트랜잭션 순서를 빠르게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시간 당 처리 가능한 거래 건수(TPS)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합의 알고리즘은 여전히 경쟁 중


"어떤 합의 알고리즘이 최고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PoW는 보안과 탈중앙화에, PoS는 효율성과 환경에, DPoS는 속도와 실용성에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디지털 자산이 자신들이 목표로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느냐 하는 점일 것입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본 콘텐츠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디지털자산 관련 동향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투자 권유나 특정 디지털 자산의 매수·매도를 추천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판단의 근거로 사용될 수 없으며, 이 자료를 이용한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