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식 PD의 크립토 세상] 행복호르몬도 지나치면 독(毒)이 된다구요..

by 정성식조회 15872024-01-25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네?” 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의 뇌에서는 감정과 행동, 그리고 보상을 느끼는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물질이 분비된다. 바로 ‘도파민(Dopamine)’이다. 이것은 긍정적인 결과나 보상을 얻었을 때 증가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보통 즐거움과 쾌락을 느끼게 한다. 이런 이유로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도파민은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학습 속도를 높이고 정확도와 인내, 끈기 등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로 인해 도전을 계속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게 만드는 주요 동기를 제공한다. 여기까진 도파민의 긍정적 효과다. 하지만 뭐든지 지나치면 해가 될 수 있다. 행복호르몬도 적당함을 넘어섰을 때엔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과도한 위험 감수의 끝은? 

원하는 결과, 즉 수익을 얻었을 때엔 도파민도 활발하게 분비된다. 이때 생성된 도파민은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 또 다른 곳에 투자하도록 동기를 제공한다. 긍정적 결과가 도파민을 증가시켜 자신감이 상승되면서 재투자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호르몬 도파민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위험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도파민 분비로 행복감을 맛본 투자자가 과도한 위험임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투자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보상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어 큰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위험도 감내하려는 속성이 있다고 한다. 과도한 위험을 인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진정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 라고 느끼는 것도 결국 도파민의 행복감에 빠져 과도한 위험을 무시한 결과가 주는 허무한 자각일수도 있다. 



충동적 행동도 조심해야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면 판단력부터 흐려진다. 이는 충동적인 행동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시 충동적 판단과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충동적 행동은 앞뒤를 재지 않고 순간의 감정에 따라 행동에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실패 위험을 높인다. 물론, 충동적 행동이 때로는 적절한 투자로 작용해 큰 성공을 거두는 일도 있지만 극소수에만 해당 되는 얘기다. 도파민의 영향으로 유발된 행복한 감정이 판단력을 약화시키고 충동적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의 투자 패턴이 도파민으로 유발된 감정으로 인한 충동적 투자의 결과가 아닌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투자원칙은 시각화 하자 

도파민 분비를 막거나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우리에겐 객관성을 최대한 유지시키고 판단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바로 생각하는 힘이다. 생각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지만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생각도 환경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방해하는 요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도파민이 행복 호르몬으로 작용해 위험한 행동에 이르게 하게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도 생각이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 보조적으로 활용해보면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시각화’다. 시각화는 생각이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을 때 형상화를 통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이는 ‘글쓰기’를 통해 가장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글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글로 원칙이 표현되면 모호함이 없어지고 목표가 분명해지면서 행동까지 명확하게 진행되게 도움을 준다. 또한 투자원칙이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이어지게 하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명확한 지침을 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원칙을 글로 써놓으면 주관적 요소에 흔들리지 않고 더욱 효과적이고 일관된 결정을 할 수 있게 한다.   

 

생각은 글로 적히면 시각화 되어 형체를 갖게 되면서 어떤 조건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당장 글로 적어두자. 투자에 있어 정해둔 나만의 원칙, 또는 성공투자자들이 항상 강조하는 원칙 등을 글로 적고 가까이 두자.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 방 한 켠에 ‘금연’이라고 큰 글씨를 써두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시각화를 통해 흔들리고 무뎌지는 원칙을 붙잡고자 함이다. 


반복되는 투자실패엔 분명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어도 늘 무시하고 또다시 위험한 투자에 나서는 자신을 돌아보자. 히포크라테스가 "인간의 몸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지나치면 독이 되고 부족하면 약해진다." 말한 것처럼 투자에도 시각화를 통한 균형유지가 필요하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투자하라는 도파민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건 결국 투자자 본인밖에 없다.

정성식PD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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